햇살처럼 바삭바삭한 돈까스는 호불호가 거의 없는 메뉴일 것 같아요. 대중적인 음식이긴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을 내기 힘든데요. 충분한 양의 기름으로 튀겨야 느끼함이 없고, 튀기는 온도와 시간이 맛의 핵심이기 때문에 사 먹는 돈까스가 더 맛있어요. 이번에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돈까스 전문점을 다녀왔는데요. 돈까스 집의 가장 첫 번째 메뉴인 등심까스를 비교해볼까요?
두드릴수록 커진다는 옛날식 왕 돈까스를 비교해보고 싶었지만, 체인점을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돈까스로 유명한 국내 체인점인 사보텐, 미소야, 카츠젠 이 세 곳을 준비해보았어요. 겉보기와 달리 의외로 맛있어서 밥심의 동공을 확장시킨 곳이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알려드릴게요.
사보텐은 스페인어로 물 없이도 6개월을 생존하는 강인한 생명력의 ‘선인장’을 의미한데요. 유니크한 인테리어와 독창적인 서비스로 늘 앞서간다고 브랜드 소개가 되어 있어요. 소개말처럼 주문을 하면 독특하게 샐러드와 깨 절구를 먼저 제공하죠. 기다리는 동안 깨를 빻고 샐러드에 취향껏 소스를 뿌려 먹으며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어요.
초기에는 초밥과 우동으로 유명했던 미소야인데요. 이제는 돈까스 맛집으로 더 유명해진 것 같아요. 독특한 시그니처 메뉴들이 있어서 꾸준하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죠. 미소야 브랜드는 보우앤파트너스라는 곳의 브랜드인데(첨 들어봄) 이 기업이 25년이 되었고, 미소야라는 브랜드는 2000년대에 런칭되었다고 해요.
사보텐과 미소야 외에 유명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요? 코바코, 부엉이돈까스, 홍익돈까스, 카츠젠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지인분들 추천과 전국적으로 지점이 많고, 위 두 곳과 비슷한 스타일의 돈까스 맛집을 골랐어요. 바로 그곳이 카츠젠인데요. 2013년도에 런칭되었지만, 빠르게 점포 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이곳은 국내산 생고기를 무척 강조하고 있는데요. 사보텐과 미소야도 국내산 돼지를 쓰고 있으니 현혹되지 마소ㅋㅋ
식당에서 촬영하다 보니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릴까 봐 눈치를 엄청 보는데요.ㅎㅎ 그래도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전해드리고 싶어서 재빠르게 사이즈를 측정해서 왔어요! 사이즈로만 보면 카츠젠의 승리 같은데요. 맛과 두께도 빼놓을 수 없겠죠?
돈까스는 점심메뉴로 딱이죠. 튀긴 음식이라 저녁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점심 이후부터가 업무의 피크시간이니 힘 내야죠! 그럼 정오 햇살을 머금어 더욱 바삭한 사보텐 돈까스를 먼저 맛 보겠습니다.
아워홈 브랜드로 돈까스 브랜드계에서 가장 가격대가 높아요. 세트 아니고, 단품인데 가격이 12,500원이에요. 130g이라는뎅…’어? 어제 분명 마트에서 100g에 2000원대였는데’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집에서 튀김은 만들기 힘드니 사 먹는 게 더 이득인 건 사실이죠.
가격에 대한 노여움도 잠시, 돈까스가 나오자마자 비주얼 덕에 돌고래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사이드 메뉴를 먼저 설명하자면, 달달한 맛이 살짝 살아 있는 꼬들꼬들한 단무지와 일본식 된장을 사용한 담백한 미소된장국 그리고 돈까스 접시 모서리에 겨자 소스가 얹어져 있어요.
국내 정통 브랜드임을 자랑하는 미소야에 도착했어요. 사보텐보다 가성비 맛집으로 점심시간이면 인기가 많은 곳인데요. 매장 외벽에 신메뉴와 인기 메뉴에 대한 포스터가 등 메뉴 홍보를 엄청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사이트에 들어가니 트랜디한 시그니처 메뉴가 이곳의 특성이라고 하는 것만큼 메뉴 개발이 사보텐보다는 활발한 느낌이더라고요.
매장에 도착해 메뉴판을 받아들었는데, 등심돈까스가 목적이었지만 우삼겹 우동전골 등 독특한 메뉴가 눈을 사로잡아서 하마터면 넘어갈뻔했어요. 로스카츠를 보니 동일한 구성인데, 사보텐보다 무려 4,500원이나 저렴해요. 이 정도면 음료 한 잔 값 나오네요. (가성비 카페에서 휘핑크림 듬뿍 올린 모카라테 먹을 수도 있는 금액)
돈까스 등장, 쟁반 가득 알차게 올려져 있는 구성에 먹기 전부터 든든한데요. 딱 봐도 사보텐보다 면적은 넓어요. 토종 브랜드라서 그런지 반찬이 무척 취향 저격입니다. 달콤새콤 단무지와 느끼함 잡아줄 깍두기, 콘 샐러드가 나와요. 된장국 맛을 비교해보면 사보텐은 무척 담백했고, 미소야의 된장은 한국식 된장 한 스푼 넣은 듯한 짭조름하고 쿰쿠무리한 구수함이 살짝 느껴졌어요.
바삭한 튀김가루가 듬뿍 붙어있는 카츠젠의 돈까스에요. 비주얼은 어느 브랜드 뒤지지 않을 듯해요.
사보텐, 미소야, 카츠젠 순으로 점점 외관이 캐주얼한 느낌이 드네요. 카츠젠은 메뉴보다는 독특한 조합의 메뉴가 특징인데요. 순두부찌개와 함께 주는 ‘순두부 돈까츠’가 대표적이에요. 무척 한국식인데, 그래서인지 메뉴 명도 로스까츠가 아닌 생등심돈카츠라고 적혀있어요. (한국어 좋아요ㅎ) 미소야와 가격은 동일한데, 비주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원래 사보텐 돈까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제일 먼저 갔었는데요. 마지막에 나타난 카츠젠의 돈까스,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합니다!
사이드 메뉴는 미소야와 비슷한데, 미소국 대신 우동국물이 나왔네요. 뭔가 모를 반전 매력이 기대되는 이곳! 맛은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할게요.
드디어 본격 먹방 들어갑니다.
1. 사보텐 로스카츠정식
사보텐 돈까스를 먹기 전 해야 할 것들이 있어요. 바로 샐러드 소스 고르기와 깨 빻기. 양배추 샐러드엔 깔끔하게 입맛 돋우는 유자소스가 제격이죠. 깨는 빻은 다음 돈까스 소스를 넣으면 먹을 준비 완료.
꺄~ ‘돈까스 짤 공유해요’
조명빨 아닌 햇빛을 너무 잘 받아서 소장각 이미지가 나왔는데요. 사보텐은 돈까스로 고급 진 명성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메밀이나 우동이 같이 나오지 않지만 12,500원이에요. 대신 비주얼은 가장 멋스러웠고, 도톰한 두께감은 최강이에요.
겉바속촉의 매력을 볼까요?
튀김은 나무랄 것 없이 바삭하면서 기름기가 싹 빠져 담백했어요. 게다가 등심의 두께가 다른 곳의 두 배 수준이에요. 다만 닭가슴살처럼 약간의 뻑뻑함이 느껴지네요. 튀김옷은 식으면서 점점 등심육과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튀김 옷 떨어진 김에 속살을 한 번 볼까요?
통후추가 뿌려진 흔적 발견! 후추 덕분도 있겠지만, 튀김도 기름을 듬뿍 머금은 맛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돈까스 맛이 담백하고 깔끔했어요.
그리고 겨자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조금 남아있는 느낌함을 잡아서 더 깔끔하더라고요. 돈까스 소스는 다른 곳에 비해 색도 연하고, 묽은 편인데요. 그래서 약간 뻑뻑한 등심을 부드럽게 감싸주어요.
2. 미소야 로스카츠
사이즈는 사보텐보다 커서 우선 만족을 했는데요. 옆면을 보니 두께감은 비교적 얇네요. 햇빛을 덜 받기도 했지만 미소야 돈까스의 색상은 사보텐보다는 밝은 베이지색에 가까워요.
사보텐도 찍었으니, 미소야도 넘어갈 수 없겠죠? 이 녀석의 속살에서도 후추 흔적을 찾았습니다. 뭐 고기 간할 때는 기본이니 크게 특별하진 않아요.
육질 보이시나요? 쫄깃하면서도 촉촉한 육즙이 느껴지는 등심육이었어요. 퍽퍽 살을 좋아한다면 사보텐이겠지만, 조금 더 촉촉한 육질을 즐기시는 분은 미소야가 맞을 듯해요.
아쉬운점은 미소야는 겨자소스가 별도로 제공이 안되어서 먹다 보면 살짝 느끼한 뒷부분에서 몰려와요. 그럴 땐 깍두기입니다.
3. 카츠젠 생등심카츠
카츠젠 돈까스는 양으로 승부하는 듯한 비주얼인데요. 보통 왕돈까스는 열심히 두드려서 면적을 넓혔을 뿐 두께는 얇은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이 녀석은 두께도 실해요!
겉바속촉도 괜찮았어요. 바삭한 빵가루가 두둑하게 묻어있어서 다소 거친 바삭함이 있는데요. 등심육은 사보텐보다 촉촉함이 좋았어요.
카츠젠의 경우 튀김 옷이 잘 벗겨지지 않아서 모습이 너덜하니 참고해주세요. 그런데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후추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음… 다른 걸로 하셨겠죠?
카츠젠은 튀김옷이 가장 특징적이에요. 빵가루가 많이 붙어있어 기름을 많이 머금은 편인데요. 그래서 느끼함이 좀 있어요. 물론 튀기시는 분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아래의 튀김가루가 남은 모습을 보면 빵가루를 얼마나 듬뿍 묻혀 있었는지 보이실 거예요. 그래도 돈까스소스에 겨자소스가 있어서 행복했어요. 깍두기도요.
시간 없으신 분은 총평만 보셔도 괜찮아요!
우선 돈까스 총평에 앞서 먹고 난 후 튀김가루를 비교해 보았어요. 사보텐은 큰 덩이의 튀겨진 빵가루가 조금 남아있고, 미소야는 자잘한 사이즈가, 카츠젠은 크고 작은 빵가루가 수북이 남아있어요. 이것만 봐도 바삭함이 예상되지 않나요? 그럼 취향별로 맞는 돈까스 맛집 3곳을 추천해드릴게요.
그야말로 일식 돈까스의 정석을 맛보고 싶다면 사보텐 점수
튀김의 바삭한 맛 ★★★
고기의 부드러움 ★☆☆
식후 포만감 ★☆☆
바삭하지만 기름을 쫙 빼낸 깔끔한 튀김 맛의 정석을 보여준 곳이에요. 고기는 가장 도톰해서 닭가슴살 같은 살짝 뻑뻑한 느낌이 있지만 육질 자체는 부드러워요. 여기에 묽은 돈까스 소스에 겨자를 넣어 곁들여 먹으면 느끼함도 잡고 촉촉함으로 돈까스를 감싸주니 걱정없어요. 추가로 오독오독한 식감이 좋은 일본식 단무지와 구수하고 담백한 미소국이 곁들이니 맛있는 한상을 즐길 수 있었어요. 양은 딱 적당해요!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환상의 튀김옷을 맛보고 싶다면 미소야 점수
튀김의 바삭한 맛 ★★☆
고기의 부드러움 ★★★
식후 포만감 ★★☆
다소 연한 튀김색으로 사진빨은 잘 못 받지만, 사보텐과 달리 부드러우면서 바삭한 튀김옷이 오감을 깨울 수도 있어요. 사운드는 바삭하고, 식감은 부드러운 튀김옷이었는데요. 등심육은 얇은 편지만 그만큼 부드럽고 육즙도 있어요. 남녀노소 좋아하는 콘 샐러드와 느끼함을 잡아주는 깍두기가 제공된다는 것이 이곳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한 끼 식사로 포만감은 충분했어요.
돈까스로 배를 두둑이 채우고 싶을 때는 카츠젠 점수
튀김의 바삭한 맛 ★★★
고기의 부드러움 ★★☆
식후 포만감 ★★★
생 빵가루를 사용했다는 카츠젠은 빵가루를 아주 듬뿍 눌러서 튀겨놓은 모습인데요. 크고 작은 크기의 빵가루들로 바삭한 식감이 극대화 되어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튀김옷이 두꺼운 편이라서 기름을 많이 머금어 느끼한 편인데요. 하지만 사보텐과 동일하게 겨자 소스를 제공하니 커버가능합니다. 그리고 세 브랜드 중 가장 크고, 두께감은 미소야보다도 두툼하기 때문에 포만감은 최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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