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별 소화제 선택 필요
효소제·액제·생약제제 등 종류 다양
무분별한 소화제 남용 금지
과식이 부르는 명절 소화불량

명절은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자리지만, 동시에 소화불량의 빈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평소보다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을 많이 접하게 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평소보다 과식하기 쉽다. 이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늘어나고, 약국에서 소화제를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
문제는 소화제를 단순히 유명한 제품 위주로 고르거나 무조건 빠른 효과만 기대해 복용하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증상과 상황에 따라 소화제의 종류를 구분하고 복용해야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소화효소제, 기름진 음식 뒤에 효과적

대표적인 소화효소제는 베아제, 훼스탈 등이 있다. 이들 약은 음식물 분해를 돕는 소화효소가 주성분으로, 단백질·탄수화물·지방을 분해해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섭취 후 체했을 때, 혹은 복부 팽만감이 심할 때 효과적이다.
베아제는 지방 소화효소 리파아제가 포함돼 육류 섭취 후 도움이 되고, 훼스탈은 판크레아틴 성분으로 전반적인 음식 소화에 강점이 있다. 다만 소화효소제를 지나치게 장기간 복용하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식사 직후보다는 음식물이 장에 도달하는 시점인 30분 뒤 복용을 권장한다.
액제소화제, 빠른 효과 원할 때

까스활명수큐, 베나치오에프액 같은 액제소화제는 위장 운동을 자극하고 가스를 배출해 속을 빠르게 편안하게 만든다. 100년 넘게 사용된 까스활명수 큐는 탄산 성분과 고추틴크로 단시간 내 효과를 체감할 수 있으나, 위산 역류를 부를 수 있어 습관적인 복용은 피해야 한다.
베나치오에프액은 탄산이 없고, 위장 운동 촉진에 집중된 생약 성분이 특징이다. 캐러웨이, 안젤리카, 카모마일 등 성분이 위벽을 보호하고 긴장을 완화해 속 더부룩함 해소에 도움 된다. 다만 액제소화제는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어 가정상비약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장기간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생약제제와 위장 운동 촉진제, 상황 따라 선택

소화제에는 생약 성분을 기반으로 한 제제도 있다. 계피, 진피, 창출 등은 위장 운동과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며, 다른 소화제와 병용할 수도 있다. 또, 위장관 운동능력이 떨어져 소화가 지연될 때는 전문의약품인 위장 운동 촉진제가 효과적이다. 트리메부틴 성분의 약이 대표적인데, 과식으로 위 배출이 늦어졌을 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약들은 무분별하게 사용하기보다 정확한 증상에 맞춰 복용해야 한다. 위산 역류나 소화불량의 원인이 단순 과식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예방이 먼저, 올바른 습관이 해답

결국 명절 소화불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식을 피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고, 식사 직후 눕지 않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너무 조이는 옷차림은 위장 운동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소화제를 찾는 횟수가 늘어난다면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만성 위장 질환일 수 있다”라며, 약국에서 임의로 약을 구매하기보다 증상을 설명하고 맞는 치료제를 권유받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명절 음식의 유혹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더라도, 적당한 섭취와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가 가장 확실한 소화불량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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