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부부 갈등까지
턱관절·두통·편두통까지
생활습관 교정과 맞춤 치료
밤을 깨우는 이갈이의 소리

잠든 밤, 옆 사람의 이갈이 소리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치아에 금이 간다면 이미 치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갈이가 치아와 턱관절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원인일 뿐 아니라 숙면을 방해해 삶의 질까지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이 증상을 방치할 경우 문제는 개인 건강을 넘어 가정 내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동반자가 밤새 소음을 참지 못해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서로 다른 방에서 자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사들은 이갈이를 단순한 습관으로 치부하지 말고,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갈이가 부르는 치아·턱관절 손상

이갈이를 할 때 발생하는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서울시치과의사회 관계자는 치아끼리 맞물리며 생기는 압력이 치아를 균열시키고, 턱관절에 과부하를 준다고 설명한다. 치아의 에나멜이 마모되면 회복이 어렵고, 잇몸 경계 부위 조직까지 손상돼 치통이 생기기도 한다.
턱관절 이상이 생기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 목, 어깨, 두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입을 크게 벌리지 못하거나 턱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자목이나 거북목 같은 자세 문제로 연결되며,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원인은 스트레스부터 생활 습관까지

이갈이의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레스가 꼽힌다. 직장 내 긴장, 대인관계 갈등, 학업 부담 등이 무의식중에 이를 악무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어린이의 경우 부모의 꾸지람이나 학교생활 스트레스가 발현되기도 한다. 단순한 습관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복될수록 근육이 긴장하고 증상이 심화된다.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딱딱한 음식을 즐겨 먹는 습관도 원인 중 하나다. 척추 불균형, 교합 이상, 수면 무호흡증 등 복합적인 요인까지 더해지면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단순히 이갈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활 습관 교정과 구강 장치 치료

이갈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은 생활 습관부터 교정해야 한다. 턱을 괴거나 치아끼리 맞물리게 하는 습관을 줄이고, 긴장을 완화하는 명상·운동·충분한 숙면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평소 이를 악무는 습관을 인식하고 혀를 입천장에 두는 훈련으로 턱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추천된다.
치과에서는 맞춤형 스플린트 장치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는 치아 본을 떠 제작한 투명한 마우스피스로, 주로 수면 중 착용한다. 스플린트는 치아끼리 직접 부딪치는 것을 막고 마모를 줄이며, 턱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을 완화한다.
조기 치료와 전문가 상담이 해답

이미 치아가 마모되거나 금이 간 경우에는 보철치료가 필요하다. 손상 부위를 보강해 턱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근육 과부하가 심하면 보톡스 주사나 약물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다만 약물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장기 복용은 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인마다 교합 상태, 생활 습관, 턱 힘이 다르므로 정밀 진단 후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한다. 3D CT 촬영을 통한 구강 상태 분석, 스플린트 제작, 생활 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증상이 개선된다. 결국 조기 치료와 관리가 치아 건강은 물론 부부의 숙면과 관계까지 지켜주는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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