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위험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
줄기에 더 많은 효능 포함
꾸준한 섭취 후 효과 기대
하루 한 스푼으로도 차이를 만든다

브로콜리의 경우, 이렇다 할 맛이 없는 미각적 특성 때문에 섭취를 기피하는 이들이 많다. 오죽하면 허기의 진위를 구분할 때 브로콜리를 먹는 상상을 해보라는 일명 ‘브로콜리 테스트’까지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통용될 정도다. 그런데 최근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 채소가 대장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 저널에 게재됐다.
중국 연구진이 6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에서, 이 채소들을 자주 먹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17% 낮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적은 양으로도 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하루 20g, 작은 접시에 올릴 정도의 양만 챙겨도 위험이 크게 줄었고, 40g 이상부터는 효과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습관처럼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항암 물질의 비밀, 글루코시놀레이트

브로콜리로 대표되는 십자화과 채소의 공통된 특징은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천연 화합물이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분해되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항암 물질로 전환된다.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변이된 세포를 제거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원리다.
또한 풍부한 섬유질과 항산화제는 장운동을 돕고 염증을 줄여 대장 건강을 지켜준다. 브로콜리를 포함한 채소가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맛은 담백하지만, 그 안에는 강력한 방패가 숨어 있다.
버려지는 줄기에 더 많은 효능

많은 사람이 브로콜리를 먹을 때 꽃송이만 챙기고 줄기는 버린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항암 성분 설포라판과 비타민C, 베타카로틴은 줄기에 더 많이 들어 있다. 또 줄기에는 꽃봉오리의 4배가 넘는 설포라판이 들어 있어 암 억제 효과가 훨씬 크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브로콜리 줄기에는 100g당 93.2mg의 비타민C, 48mg의 칼륨, 20µg의 비타민A 등이 들어있다. 브로콜리 줄기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4년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 줄기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위에서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효과 높이는 조리법

브로콜리 줄기는 겉껍질이 질겨서 바로 먹기 어렵다. 칼로 겉껍질을 벗기고 끝부분 2~5cm를 잘라내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꽃송이에 가까운 줄기일수록 식감이 좋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에 따르면 조리할 때는 물에 오래 삶지 말고, 찜기에 넣어 5분 정도 쪄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영양소가 수용성이어서 물에 오래 닿으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오일을 살짝 곁들이면 비타민A의 흡수율도 높아져 더 효과적이다.
꾸준함이 만드는 건강 습관

브로콜리는 면역력을 키우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성분은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당 급상승을 막는다.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섬유질 과다 섭취로 소화 불량이 생길 수 있다. 하루 20g 정도, 반찬으로 곁들이거나 샐러드에 추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결국 중요한 건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먹는 습관이다. 작은 한 숟갈이 큰 변화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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